01 / ABOUT TH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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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진한 게우 소스를 곁들여 내는 부드러운 찐 전복이다. 촉촉한 전복의 감칠맛을 음미한 뒤 남은 소스에 샤리를 넣어 리소토처럼 비벼 먹는 구성은, 코스 초반부터 이 집만의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에비스미나미의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Ebisu Sushi Fuji에서는 정성스러운 재료 준비와 현장감 넘치는 연출이 어우러진 디너 오마카세 코스를 차려낸다.
코스 곳곳에 배치된 불과 연기의 향미도 남다르다. 비장탄에 노릇하게 구워 마키 형태로 건네는 갈치는 숯향과 바삭한 김의 풍미, 흘러나오는 즙의 고소함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짚불에 훈연해 향을 입힌 줄무늬전갱이나, 수제 양파 누룩과 참기름으로 맑은 감칠맛을 끌어올린 고래 사시미 등 전통 에도마에 스시의 틀에 독창적인 변주를 더한 요리들이 이어진다.
스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네타를 얇게 저며 3장을 겹쳐 쥐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오도로나 정어리에 적용되는 이 3장 겹침 기법 덕분에, 층층이 쌓인 네타의 식감과 기름진 풍미가 한순간에 부드럽게 풀리며 초간이 된 밥과 매끄럽게 섞여 든다. 은은한 벚꽃빛의 붉벤자리 다시마 절임이나 폭신하게 조려낸 붕장어, 진한 우니 등 한 점 한 점마다 식재료의 매력을 살려내는 정교한 칼질이 돋보인다.
주류 구성도 탄탄하다. 요리에 맞춘 사케 페어링을 요청할 수 있으며 히다카미나 카모킨슈 같은 준마이슈, 나베시마와 쥬욘다이 등 준마이다이긴죠,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까지 폭넓게 구비되어 있다. 차분한 블랙 톤의 매장에는 장인의 손놀림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카운터석 외에 개별 룸도 마련되어 있어, 기념일이나 모임 등 특별한 저녁을 보내기에 알맞다.







